♨ Happy Salon/맛있는 (식당,가게)

네팔,인도음식점 1탄 / 퍼스트네팔 이대점

TasteGod 2009. 11. 22. 22:58
━ 네팔,인도음식점 시리즈를 시작하며 ━

미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2000년 초반 이태원에 몇몇 인도음식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후 달 / 강가 / 동대문의 나마스떼, 뿌자, 에베레스트, 히말라얀 / 서현역의 탈리, 사마칸 / 인디아게이트 / 강남역 탄 등의 네팔, 음식점들이 생겨났다. ( 최근 1년간 크고 작은 가게들이 더 생기고 있는거 같은데 잘 모름 )

그 중 많은 곳을 가보았고, 어릴적부터 심히 좋아했던 한국식 카레라이스보다 더 맛있는 본토식 커리를 즐겨 먹어왔다.

각 식당별로 맛, 가격, 분위기 등의 차이와 특색들이 있어서 다시 가고 싶은 곳, 즐겨 가는 곳등이 있는데,
어디가나 같은 점 또한 있다. 한국인 입맛에 맞춘 중성화된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도나 방법의 차는 있다).

블로그에 그냥 식당방문기를 쭈욱 적는 것도 좋지만, 네팔,인도음식을 하는 식당 시리즈를 해볼까 한다.
기억이 가장 생생한 며칠전 방문했던 퍼스트 네팔 이대점으로 첫 테이프를 끊어본다 (식당이름도 퍼스트니 1탄에 딱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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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탄. 퍼스트네팔 이대점 ━

동대문보다 집에서 가까운 신촌쪽의 식당중 안가본 곳을 골라보려고
블로그들 서핑을 했는데. 삘이 오는 글들이 별로 없어서, 그냥 찍었다. 가장 투박하고 원초적인 이름의 퍼스트 네팔로~



가게 들어서기전 주변 분위기가 좀 구렸고, 가게 이름도 투박했고... 그래서 예상한것은
"가게내부가 작고 좀 구리구리 투박하고, 다른 네팔,인도음식점처럼 양고기, 향신료 냄새가 훌훌 날것이다"

그런데, 엥?? 들어와보니 전혀 아니었다. 가게도 크고 테이블 간격도 괜찮고 냄새도 안나고 깔끔하고^^;;
인테리어도 꽤 신경을 썼다.  허나 다른 네팔,인도음식점도 그렇듯이 한국인 취향에 그닥 맞진 않았다.



이 곳 역시 TV가 걸려 있고, 현지 가수들의 뮤직비디오가 나온다. 외국인 음식점들이 주로 이렇다^^



메뉴도 충분히 많다. 메뉴판 펴자 마자 뭘 고민하겠는가? 탄두리 일단 주문 들어간다.



아싸~ 몇달만에 먹는 탄두리인가~
Half 지만 여섯조각이고 양 괜찮네. 양념이 적지도 않고, 많지도 않고 적당하다.
허나 난 시뻘건.. 매운맛 물씬 나는 탄두리가 더 좋다구 흐흐흐~~
(지금까지 가장 시뻘겋고 맵고 후추류의 향신료도 강했던 곳은 사마칸 이었다)

흐릿하게 보이는 빨간 양파달고 시고 적당히 매워서 맛있었다. ( 다른식당들은 향신료맛과 짠맛이 많이 남 )
근데 그 옆의 상추채 with 마요네즈는 헐... 네팔에선 마요네즈가 꽤 괜찮은 소스인가??
( 의청바베큐의 샐러드에서 아일랜드 소스를 만나던 느낌이 되살아남 )

식탁보 눈에 들어오나? 네팔 특산물인가.. 넘 이쁜데.. 허나 동일 계열인 붉은 조명에 묻혀서 티가 안나네



내가 좋아하는 플레인난~~
난 저렇게 다른 재료 안들어간 플레인난, 치아바타 같은게 넘 좋다. 씹을수록 은은하고 깔끔하면서도 풍성한 맛이 나쥐~~

사진에 보이는 것보다는 양이 많다. 이미 좀 먹다가 찍었기땜에...
(흥분해서 꼭 먹다가 사진찍는 습성은 때묻지 않은 미식가의 순수함으로... 앞으로도 쭈욱 간직하고 싶다^^;;)

서빙하는 현지인 여성분은 일한지 얼마안된거 같았다. 매우 조심스럽고 본인이 서빙하면서도 어색한 느낌을 느끼는 듯한...
근데 의외로 용감히 멘트도 쳐주네^^
"저희 플레인난은 밀가루, 계란, 우유로만 만들고, 다른건 아무것도 안들어갑니다. 물도 안넣습니다"

원래 다른집에선 물을 넣나? 내 알바 없다. 암튼... 약간 얇은 두께의 부드러우면서 적당히 쫄깃한 난을 먹어보니...
헐~~~ 난을 먹으며 이런 느낌 처음이다.
첨엔 암맛도 안나고, 적당히 부드럽고 쫄깃한 느낌만 나고, 씹다보면 only 담백함만 쭈욱 이어지는데...
그 느낌이 생소하고 너무 Pure 하다.
  정말 밀가루, 계란, 우유만 넣었구나!! 그럼 이런맛이 나는구나~
이 순간을 퍼스트네팔 플레인의 난으로 기념하고 싶다. ( 국사시간 배웠던 무슨 난 과 같은 역사적 사건처럼 )

플레인난을 여태껏 먹으면서 설탕을 넣었나? 하는 생각을 미처 못해봤다. 그냥 담백한 맛들이니까...
퍼스트네팔의 난을 먹고서야 알게 되었다. 다른 집들은 설탕류를 따로 넣었던 거겠구나...



팔락파니르
시금치가 주재료인 커리. 요놈 역시 좋아하는 놈이다. 매운류의 커리도 맛나지만 순한 베지터블 커리류도 맛있지~
두부같은게 들어가 있었다. 상당히 부드럽고 크리미함.



스위트난

사장님이 오셔서 음식들이 맛있는지 자세히 열심히 물어보셨다.
한국식당인건 외국인식당이건 서빙보는 분이나 매니저들과 대화하는것을 즐겨하는 나로서 그냥 네, 네 하진 않고
이런 저런 멘트 좀 넣어주니 어쩌다... 사장님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그러다가 스위트난은 서비스로 받았다^^ 준다는데 '난 스위트난 별로인걸~' 그러기도 뭐해서 그대로 받았다.
근데 설탕 시럽류는 아닌거 같았고 진짜 꿀같았다. 엄청 많이 발랐는데... 의외로 맛있네
원래 스위트난 류를 좋아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것이다.

사장님이 네팔음식 먹어봤냐고 물어보시길래
뿌자 자주 갔고, 어디 어디도 다 가봤다. 등등 얘기하니
사장님이 뿌자 사장 안다고 하시고... 한국있는 네팔사람들끼리 다들 좀 안다~ 네팔대사관 생기기 전까지 서로 서로 다치면 도와주고 그런거 했다~ 라는 말씀을 하신다 ( 아마 식당하기전엔 공장같은곳에서 일하셨던거 같다 )

묻고 싶은것들을 다 물어보진 못했지만 (네팔음식과 인도음식 차이? 같은거... 늘 궁금했는데 왜 이제 생각날까^^;;)
네팔에 대해 몰랐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한국 대사관 생긴지는 1년반되었다. 왕이 통치하다가 대통령제로 된지 1년되었다, 네팔이 한국보다 넓다.
인구 3천만명이다.
( 첨에 3천명으로 들어서, 3천명이에요? 물어봤다는^^;; 자존심 상하셨던건 아닐까?? )
네팔은 성마다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많이 다르다

대화중에 몇부분에선 네팔에 대한 자부심이 팍팍 전해졌다

"부처님이 태어난 나라이다" 
  => '음 몰랐던 사실이군'

"전세계 6천미터 넘는 산이 10개인데, 그중 7개가 네팔에 있다" (사장님 얘기가 정확히 기억은 안남)
  => '그럼 뭐하나? 사장님 키는 나한테 쨉도 안되면서~~^^;;



사모사

저녁 요기가 부족한 거 같아 사모사 시켰다. 감자가 담뿍 담겨있고, 향신료는 약한 편이다.
( 쩝... 난 향신료가 강해도 얼마든지 카바한다구~~)

사장님에게 말하니... 헐... 고개를 절래절래하시며 본인도 네팔가서 정말 본토음식대로 하는 것은 못먹는다고 한다. 향신료가 엄청 강하다고 함. 한국에서 있다보니 바뀐거 같다고 하시면서 갑자기 부대찌개와 김치찌개 등 한국 음식 예찬을 시작하심^^;;

내가 "네팔에 한국사람도 많다고 들었다. 남한사람, 북한사람 음식점 정말 많냐?" 고  했더니 정말 그렇단다.
그리고 관광객들도 꽤많이 온다고 한다. 여행가면 어디어디 갈만하냐고 했더니 트래킹, 호수, 절 등을 주로 관광한다고 하고... 총경비 1주일 150정도 든다고 한다.(비행기삯 포함이겠지..). 물가는 한국에 비해 엄청 싸다고 한다.

오호~ 평일 저녁 한산할때 외국인 운영 식당에 왔다가 지금까지 겪지 못한 좋은 경험을 했다.

지금까지 여행지 대상으로 네팔은 미처 생각도 못해봤었는데
식당 사장과의 예기치 않은 대화로 네팔에 여행을 가봐야겠다는 맘이 불끈~

가파른 트래킹까지는 못하더라도.. 완만한 히말라야를 걸으며 멀리 우뚝선 높은 봉들을 보는것만으로도 흠...
느껴보지 못한 뭔가가 있을거 같다.  호수등의 풍경도 좋을것 같다는.. 틈틈이 알아보자


네팔 more...
다음 백과사전 - 네팔
티스토리 네팔 검색  ( 네팔 여행 블로그 글들이 생각보다 꽤 있다. 내가 담에 가면 더 멋있게 사진을 찍어야지~ )



간판에 2호점이라고 되어있다. 홈피에 가보니 다른 지역에도 가게가 있네



파라오나이트 클럽 맞은편 2층 (가게 바로 맞은편 주차장 1시간 지원 )

아 한가지를 얘기 안했다. 가격이 싸다!!! 뿌자보다 싸다.  (주변의 음식점 가격대비 어떨지는 모르겠다 )
커리가 주로 7~8천원이었고 기본 달커리는 6천원!! 이었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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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얘기중 인상적이었던거...
네팔에서는 한국처럼 돈 열심히 안벌어도 된다. 밖에서 사먹는 개념이 없다. 다 직접 농사직은거로 해먹는다.
산간지역말고 인도쪽에 넓은 평야지역이 있고 거기에서 주로 농사짓고 산다. (대한민국 식량자급률은 많이 낮은데...)

그리고 또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플레인 난~
먹은 당일 날 밤에도 자기전 아른아른거리더니, 오늘 또 그러네
자극적인 맛이 전혀 아니고, 그냥 담백한 느낌만으로 자꾸 생각나게 만드네... 참 신기하다...
조만간 또 들러서 플레인 난도 먹고, 다른 커리류도 먹어봐야겠다.

1탄 끝!!    2탄의 주인공은 동대문 뿌자가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