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Salon

하일지 '경마장 가는 길'

TasteGod 2015. 2. 16. 01:01

아마 오래전... 나도 이 책의 서평을 어딘가에 손으로든 인터넷 까페에든... 적었을거 같다.

이 책도 좋지만 하일지의 다른 책들이 더 내 취향이긴 한데...


오랜만에 하일지로 검색하다고 발견한 글인데 링크 걸어본다 ...


http://book.naver.com/bookdb/today_book.nhn?bid=1940194


아래 내용은 링크 그대로 카피입니다.


전위예술이란 무엇인가? '샘(Fountain)'이라는 제목이 붙은 하얀 변기를 파리의 갤러리에 전시하면 그것은 전위이지만 50년 뒤 과천 현대 미술관으로 옮겨 와 전시하면 그것은 더 이상 전위가 아니라 고전이 된다.

1990년 겨울, 600페이지에 달하는 어떤 이상한 장편소설 한 권이 한국 문단에 갑자기 던져졌다. 당시 젊은 작가들 사이의 아이콘이었던 장정일의 시집 <햄버거에 대한 명상> 이후 찾아온 신선한 충격이었다.

문학사는 때때로 그렇게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과 작가의 등장으로 인해 풍요로워지는 법이지만 불행히도 그 시절 한국 문단은 프랑스에서 누보로망을 연구하다가 돌아온 저 기이한 작가 하일지의 <경마장 가는 길>을 충분히 수용하고 파악할 수 있을 만큼 지적이지 못했다. 정작 <경마장 가는 길>에 주목하고 열광한 것은 게으른 문학 전문가들이 아니라 예민하고 정직한 문학 팬들이었다. 그 당시, 아직 영화의 시대가 도래하기 이전인 문학의 시대였다고는 하지만 순수문학으로서는 드물게 상당한 부수가 팔려 나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작품은 또한 하일지가 직접 쓴 각본으로 장선우 감독 손에 의해 영화화되었다